종로와 광화문의 점심시간에는 맛집들이 몰려있는 피맛골에 사람들이 모입니다. 하지만, 의외로 종로 1가에 높게 솟아있는 종로타워에 맛집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오늘은 리얼 동남아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가는 식당, '4Brothers'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동남아의 맛을 느끼고 싶을 때
여러분은 동남아의 맛이라고 하면 어떤 음식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발리에서 즐겨 먹었던 나시고랭, 미고랭, 베트남의 쌀국수, 이 정도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베트남 쌀국수야 요즘 워낙 많은 식당이 있기 때문에 쉽게 먹을 수 있지만, 다른 음식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갔다가 놀라고 돌아와서 남기는 집! 바로 이곳입니다.
몰랐는데 종로타워에 빛을 밝힌 모습이 멋지네요. 사실 종로 다니면서 이곳을 쉽게 지나치지만, 종로타워 안에는 재미있는 곳이 참 많습니다. 먼저 1층과 2층에는 서울에서 가장 큰 규모의 스타벅스가 있고요. 지하에는 서점과 팬시점, 생각보다 많은 맛집과 식당들이 존재하는 재미난 곳입니다. 제가 소개해 드리고 싶은 포브라더스(4Brothers)는 지하 2층에 매장이 있습니다.
2. 포브라더스(4Brothers) 종로점
포브라더스의 입구 모습입니다. 이때는 꽤 늦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사람이 많이 안보이지만 그래도 3-4 테이블은 손님이 있었습니다. 동남아시아 음식을 기대하고 간 건 아니었고 일단 배가 고팠고 연곳이 많이 없어서 찾다가 얼떨결에 들어간 집입니다. 종업원이 동남아시아 출신인 듯, 외국인이었고 주방에 있는 몇 분도 동남아시아인 같은 생김새였습니다.
속으로 '제대로 찾아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발리에서 먹었던 나시고랭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거든요. 겉모습도 그렇고 내부도 엄청 깨끗합니다. 동남아시아 음식을 파는 곳 같지 않습니다. 간판에 상호 밑에 '캐주얼 다이닝'이라고 쓰여있는 것을 보니 그리 고급식은 아닌 것 같지만, 식당의 느낌은 파인 다이닝을 해야할 것 같은 느낌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3. 포브라더스 메뉴선택
물론, 종로 한복판이고 종로타워에 들어와 있는 집이다보니 저렴할 것이란 기대는 안했지만, 일반적인 식당에 비해서는 약간 비싼 편인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동남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팟타이(13,000원), 미고랭(13,000원), 분보싸오(14,000원) 입니다. 뭐 동남아시아 음식을 서울에서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해야하는 거 아냐! 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주머니 사정이 녹록치 않은 학생들은 오기 좀 비싼편.
안심 쌀국수(12,500원), 양지 차돌 쌀국수(11,500원) 등이고 몰랐는데 포브라더스의 면은 모두 생면만을 사용한다고 메뉴판 밑에 쓰여있네요. 메뉴판을 보다보니 그리 비싼 게 아닐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생면 쓰는데 이정도면 괜찮은 듯합니다.
우리 가족은 세 명이서 메뉴를 세 개 쌀국수, 미고랭, 나시고랭 이렇게 주문했습니다. 주문을 마치니까 먼저 샐러드와 피클이 나왔습니다. 채소도 싱싱했고 소스도 맛있고 시작부터 기대가 됩니다. 뭔가 동남아시아 고급 식당에 온 듯한 느낌입니다.
3. 포브라더스 메뉴 ; 쌀국수
먼저 쌀국수가 나왔습니다. 안심 쌀국수였던 것 같은데, 일단 압도되는 크기에 놀랐습니다. 그릇도 컸지만, 저 위에 쌓인 파의 존재 때문에 더 크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안에 고기도 풍족하고 국물이 맑고 깨끗한데 시원한 맛을 자랑했습니다. (여기 오길 잘했네~)
맛도, 향도 그리 강하지 않고 한국인에 입맛에 적당히 밸런스를 맞춘 쌀국수 느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등학생 아들도 잘 먹는 걸 보니, 크게 호불호가 없는 대표적인 쌀국수 맛입니다. 내용물이 숙주도 그렇고 고기, 양파도 많아서 혼자 먹어도 배가 빵빵할 듯합니다.
4. 포브라더스 메뉴 ; 나시고랭
비주얼이 강열합니다. 까만 볶음밥에 귀여운 계란프라이 그리고 따로 뿌려진 땅콩 부스러기까지. 탄수화물을 좋아하는 제가 미치는 메뉴입니다. 보기에도 먹음직스럽죠? 계란프라이 가운데 탁 터트려서 밥에 싸악~ 비비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맛이죠. 나시고랭은 인도네시아의 볶음밥 요리로, 나시는 '밥', 고랭은 '볶아 만들다'라는 뜻의 합성어라네요.
계란 노른자 터져서 밥알 코팅에 저기 숟가락에 얹어진 새우 등 보이시죠? 환상적입니다. 땅콩 부스러기는 본인의 취향대로... 맛있습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좋아할 역시, 호불호 없는 맛입니다. 동남아에서 먹는 것보다 더 고급지고 맛있습니다. 동남아 가서 먹을 필요 없겠네요.
5. 포브라더스 메뉴 ; 미고랭
정확하게 이 음식이 미고랭인지는 기억 안나지만 우리나라 말로 표현하면, 해물 볶음면 정도로 부를 수 있겠네요. 저는 특히 면을 좋아해서 맛있었던 나시고랭보다 이 메뉴가 좋았습니다.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먹어야 해서 함께 따라온 고추가루를 넣지는 않았지만, 저 혼자 왔다면 도전해 볼만큼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물론 고추가루 치지 않은 버전도 훌륭했지만요.
6. 포브라더스 종로점 음식 총평
가격은 보통의 음식점에 비하면 약간은 높은 편이지만, 음식과 식당의 비주얼은 훌륭한 편입니다. 깔끔한 곳에서 우아한 저녁을 드시고 싶다면, 포브라더스에서 식사하시길 강추합니다. 음식맛은 대체적으로 무난하고 한국사람들이 좋아할 맛이지만, 싱겁게 드시는 분들에게 조금 짠 편이란 것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런데 맥주와 함께 곁들이시는 분이라면 오케이!
우연히 찾아간 집이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또 찾아가서 맛있게 미고랭을 맥주와 함께 즐겨보고 싶은 맛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