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에는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늘 넘치는 곳입니다. 하지만 막상 음식을 찾아 먹으려면 먹을만한 게 없게 느껴지는 곳도 바로 이곳 홍대입니다. 홍대 입구 바로 근처에서 3년간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추천하는 홍대 맛집 2탄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1. 홍대에서 혼밥하기 좋은 곳
홍대 혼밥할 수 있는 곳을 찾으시는 분들을 위해 좋은 장소를 추천드립니다. 사실 이곳에는 오래동안 '신촌설렁탕'이라는 매장이 있었답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는 식당이었지만 그곳에 오래사는 사람들은 그곳이 찐 맛집인지 그렇지 않은지를 알 수 있죠. 그런데 신촌설렁탕은 그러지 못한 곳이었습니다. 그보단 그 근처 맛집들을 찾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이 결국 문을 닫고 새로운 순댓국집이 생겨났습니다. 가게 이름은 '오복명가 순대국' 간판에는 가양동에서 대박난 집이라는데, 설마하는 의심을 갖고 가게로 들어갔습니다.
2. 홍대 오복명가 순대국
사실 저는 순대국 마니아 입니다. 그래서 식당의 순대국 비주얼만 봐도 이집이 진심인지 아닌지 알 수 있죠. 그래서 전 더 까다롭게 순대국집을 가려냅니다. 이곳에 전에 있던 식당이 맛없기로, 혹은 진심이 느껴지지않는 맛으로 유명했던 자리라, 의심이 가긴했습니다. 제가 찾은 시간이 저녁을 훌쩍 넘긴 시간이었기에 사람들은 많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옆으로 두 테이블에 사람이 앉아서 식사를 했기 때문에 그렇게 손님이 없는 집은 아니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점심때는 자리가 없더군요. )
메뉴판을 보니 일반 순대국은 9,000원 그리고 특 순대국이 10,000원 정식이 12,000원이었습니다. 일반 순대국을 먹고 싶었지만 저도 모르게 '특 하나요'라고 소리쳤습니다. 특 사이즈도 궁금했고 배가 몹시 고팠던 터였습니다.
기다리던 특 순대국이 나왔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좋아하는 고추 썰어진 양념통이 따로 있어서 먹고 싶은 양껏 고추를 첨가할 수 있어서 일단 합격!, 그리고 새우젓이나 들깨의 상태도 매우 좋아보였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순대국이 맛있어야겠죠? 순대국은 뽀얀 국물이 제대로 좋았고 다대기를 넣지 않아도 충분히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맛이 일품이었습니다. 고기양도 맛도 일품이었습니다. 그런데 고기는 야~~~~~~약간 돼지 냄새가 났습니다. 많이 그러지는 않았지만 저는 다대기를 넣지 않은 상태로 건져 먹었기 때문에 그랬고, 다대기를 넣으니까 싸악 잡히긴 했습니다.
무엇보다 놀랐던 건, 수육의 양이었습니다. 사실 순대국에 순대는 어느 정도면 합격이고 수육의 양과 상태가 중요한데, 수육의 양도 맛도 충분히 순대국 마니아의 입맛을 사로 잡는 맛이었습니다. 여자 후배들과도 이곳을 찾았지만, 모두 만족한 맛이라고 이야기 할 정도이니 일반 여성분들도 충분히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순대국입니다.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양은 많아서 적으신 분들은 고기를 남길 수 있을 정도입니다.)
요즘 만원짜리 한 장들고 어디가서 이렇게 푸짐한 고기와 국물, 그리고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을까요? 저는 저녁에 특 순대국 한 그릇을 비우고 12시가 넘도록 든든했던 기억이 납니다. 위에 탱글탱글한 고기들이 보이시나요? 정말 맛있겠죠? 직접 맛을 보셔야 하는데 그 맛을 전달 못 드려 아쉬울 뿐입니다.
부추도 한 가득 집어 넣어서 고기와 국물을 먹는데 보신을 하는 느낌이 들정도입니다. 위에 보이시는 순대도 분식집에서 파는 순대가 아닙니다. 가끔 순대국집에서 일반적으로 파는 당면 순대를 넣어줄 때면 배신감이 들기도 하는데, 이곳은 찐입니다. 모든 순대가 속이 가득한 진짜 순대입니다.
12,000원짜리 정식을 보니까 그것도 시켜 먹을만 하더라고요. 보통 순대국 정식가격이 요즘 15,000원씩하는 터라 그리 양이 많지는 않지만 살아있는(?) 수육과 순대를 양껏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3. 총평
순대국을 좋아하시나요? 그런데 홍대 근처에서 식사를 계획하고 계신다고요? 그렇다면 '오복명가 순대국'은 어떠세요? 남자 친구들과 함께 간단히 약주를 곁들여도 좋고, 여성분들끼리 출출한 속을 든든히 채워줄 메뉴로도 이만한 가성비가 또 있을까요? 순대국을 좋아하는 마니아로서 오복명가 순대국집이 생겨서 매우 좋습니다.
그렇게 입맛이 까다롭지 않은데도, 은근히 먹을만한 게 없거든요. 저랑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이라면 이곳을 방문해서 구수하고 든든한 맛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반찬을 리필하고 싶으신 분들은 모두 셀프니까 참고하시면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