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에는 재래시장이 꽤 많이 있습니다. 감자국거리로 유명한 대림시장, 연신내역의 큰 재래시장인 연서시장, 대조동의 대조시장까지. 그중에서도 백련산 SK뷰 아파트 근처의 응암시장에 놀러갔습니다. 규모는 다른 재래시장에 비해 작지만, 꽤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전통시장입니다.
1. 서울 신 응암시장
지하철 6호선 응암역에서 새절역 사이에 위치한 백련산 SK뷰 아이파크 아파트 옆에 위치한 신응암시장은 규모는 작지만, 정겨운 재래시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입니다. 분위기 있는 카페부터 맛집까지 없는 것 없는 전통시장 중 하나입니다.
- 위치 : 서울 은평구 응암동 427-1
- 주차 가능
2. 서울 식당
아내와 함께 우연히 신응암시장을 지나치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생각했던 것보다 재래시장 안에 세련되게 인테리어가 된 카페도 있었고 당장 들어가서 먹고 싶을 만큼 맛있어 보이는 맛집이 꽤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도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인 수제비를 먹기 위해 서울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식당 겉모습이 참 정겨운 느낌이죠? 밖에서 보는 느낌은 콩비지, 청국장, 콩국수, 수제비 등등이 메인 메뉴인 듯 했습니다.
사실 요즘에는 실패하는 선택을 하기 싫어서 낯선 식당에는 찾아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데 아내가 전에 지인과 가본적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습니다. 마침 수제비도 있었고요. (이게 가장 큰 이유 ; 그날따라 수제비가 드시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식당 내부
식당 내부는 식물과 꽃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사실 40대 중반이 가까워 지면서부터 저도 꽃이 좋아지는 터라,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마치 예전에 외할머니집에 놀러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식당입니다.
인테리어나, 물건들 모두 정겨운 느낌입니다. 주방은 조그만 문을 통해 들어가면 살짝 보이는 공간이 주방입니다. 사장님은 연세가 꽤 있는 할머님이셨고 친절하게 메뉴를 가져다 주십니다.
메뉴
메뉴의 가지 수는 정말 다양합니다. 요즘 식재로 값이 워낙 많이 올라서 재래시장 속 식당도 10,000원 정도로 가격이 매겨져 있었습니다. 원래는 육식파인 저는 제육덮밥을 먹었겠지만 한 손님이 맛있게 비빔국수를 드시고 계셨기에 저는 비빔국수를 주문했고, 아내는 답이 정해져 있습니다. 수제비로...
형광등에 매달려 내려온 전원 스위치를 보고 자연스레 휴대폰 사진기를 들었습니다. 요즘엔 정말 찾아보기 힘든, 아니 기억속에 잊혀져 떠오르지도 않았던 옛날 형광등 스위치입니다. 기억나시나요? (저 스위치 기억나시면 적어도 40대 인정.)
다시 한번 외할머니가 생각나게 하는 물건입니다.
수제비와 비빔국수
주문하고 얼마 후에 반찬을 가져다 주셨습니다. 집에서 먹는 반찬 그대로입니다. 동그랑땡도 얼마만에 먹어보는지 모르겠습니다. 식당 할머님과 대화를 몇 마디 나눴는데,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십니다. 더욱 음식이 기대되네요.
메인 음식이 도착했습니다. 뜨끈한 수제비와 비빔국수가 놓여져 있는데 음식 겉모습만 봐도 얼마나 정성이 들어 있는지가 보이는 느낌이었습니다. 비빔국수에 코를 가져다 대지도 않았는데 참기름 냄새가 식당을 가득채울 정도입니다.
비빔국수
저는 비빔국수를 먹을 때마다 어릴적 어머니가 만들어주셨던 비빔국수 맛을 떠올리면서 비교하게 되는데, 고추장이나 양념이 전혀 자극적이지 않은 재료 그대로의 맛이 납니다.
신선한 채소들과 함께 입속으로 들어오는 국수는 참기름 향을 가득 머금고 있습니다. 제가 통깨를 좋아하는지 어떻게 아시고... 참깨를 아낌없이 쏟아 부으셨네요. 또 생각나는 맛입니다.
수제비
감자가 많이 들어간 수제비입니다. 수제비를 특히 좋아하는 아내가 매우 만족하면서 먹었던 음식입니다. 특별히 자극적이지도 않고 맵지도 않은데 고소하고 담백해서 계속 수저가 가는 그런 맛입니다.
특별히 수제비를 좋아하지 않는 저도 매우 만족스럽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외할머니댁에 놀러가면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수제비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맛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총평
신 응암시장 근처에 갈일이 있다면 우리는 늘 저 음식을 먹게 될 정도로 만족스러운 맛과 분위기였습니다. 마지막에 계산하고 나가려는데 사장님이 새해 선물이라면서 1회용 위생장갑 1팩을 주셨습니다. 저희 뿐만 아니라, 모든 손님에게 선물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음식도 맛있었지만, 할머니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까지 선물받고 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따뜻한 외할머니의 품에서 먹었던 음식이 생각나는 식당, 바로 이 맛이 아닐까요?